찬미예수님!
한 해 동안 평안하셨습니까?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어둡고 힘든 한 해를 보냈습니다.
교우님들 가정에서, 직장에서, 교회에서 어려운 한 해 겪어내느라 수고 많으셨고,
잘 견뎌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덕분에 이렇게 송년미사를 봉헌하고 있습니다.
1년의 마지막 날을 하느님께 봉헌하기 위해 이 자리에 모인 교우님들에게
한 해를 잘 마무리하는 지혜를 주시고 새해를 축복해 주시기를 기원합니다.
해마다 년말이 되면 한국의 교수신문은 올해의 사자성어를 선정합니다.
2020년 교수들이 뽑은 올해의 사자성어는 ‘아시타비’(我是他非)입니다.
'나는 옳고 상대는 틀렸다' 는 뜻입니다.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 을 뜻하는 ‘내로남불’을 한자어로 옮긴 것이다.
교수들은 코로나19가 심각한 상황에서도 여야가 도덕적 시비에 빠져 사회 전반에 극심한 피로만 낳았다고 비판했습니다. 모든 잘못을 남 탓으로 돌리고 서로를 비난하고 헐뜯는 소모적 싸움만 무성하였고, '나는 옳고 다른 사람들은 그르다'는 식의 판단과 언행이 정치권 뿐 아니라 사회 전반에 걸쳐 만연하는 풍조를 낳았습니다. 아시타비라는 말이 2020년 한국사회를 적절하게 대변해주고 있습니다.
우리 공동체도 코로나19로 많은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미사가 중단되기도 하고 참석자 수가 감소하면서 미사와 성사생활이 어려워졌습니다.
그러나 많은 분들이 일상 안에서 개인영성을 지켜왔고, 온라인으로 전례에 참여하고, 특히 '오늘의 말씀'을 통해 말씀을 공유하고 서로에게 힘이 되어주었습니다.
신자수의 감소는 재정적인 어려움도 가져왔습니다.
그러나 공동체가 한 마음이 되어 재정을 유지해왔습니다. 각 단체와 구역의 기금을 본당 재정에 기부하시고, 많은 분들이 개인적으로 감사헌금을 봉헌해 주셨습니다. 성당에 오지 못하는 분들은 헌금과 교무금을 모아 두었다가 한 번에 가져다 주기도 하셨습니다.
그 외에 성당 관리와 애덕 활동에도 많은 수고를 해주셨습니다.
이렇게 우리 공동체는 생산적 협력으로 한 해를 잘 마무리했습니다.
저도 개인적으로 코로나19와 알래스카라는 특별한 송년을 맞이하며 감사한 마음이 한 가득입니다.
교우님들도 특별하게 맞이하는 송년, 감사를 발견하고 하느님께 맡겨드리는 가운데
축복 가득한 새해 시작하시길 기원합니다.
"주님께서 그대에게 복을 내리시고, 그대를 지켜 주시리라."(민수 6,24)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