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2월 24일 성탄밤미사

by 조신형프란치스코 posted Dec 25,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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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탄 축하합니다.

Merry Christmas!!

 

탄생하신 아기 예수님의 은총과 평화가 우리 안에, 우리 가정에,  온 누리에 가득하기를 기원합니다.

성탄은 구원의 시작입니다. 구원은 한 아기의 탄생으로 시작되었습니다. 

 

탄생을 일컫는 말 중에 '줄탁동시’ 라는 말이 있습니다. 알이 부화할 때 알 속에서 밖으로 나가려는 어린 새의 부리질과 밖에서 새끼를 꺼내려 알을 쪼는 어미의 부리질이 함께 이루어지는 부화 과정을 말합니다. 

 

거기에는 두 마음의 간절함이 있습니다. 특히 새끼를 어둠 속에서 꺼내어 광명의 세계에 내놓으려는 어미새의 마음의 간절함이 더 큽니다. 그리고 어둠 속에서 부화의 순간을 기다리던 아기새에게 어미의 부리질로 알이 깨지는 순간은 밤하늘에 별이 뜨는 순간과 같을 것입니다.

 

이정록 시인은 그 순간을 이렇게 노래합니다.

 

   어미의  부리가 

   닿는 곳마다 

 

   별이 뜬다.

 

어머니의 기도, 부모의 기도는 늘 자식을 향합니다. 

특히 자식에게 어려움이 생기면 기도에 간절함을 더 합니다.

 

어머니의 기도는 끊임없는 부리질이 되어 자식을 둘러싼 어둠의 벽을 두드립니다.

그리고 오늘의 시처럼 어머니의 부리가 닿는 곳마다 별이 뜹니다.

이렇게 기도는 밤하늘의 별처럼 자식에게 빛이 되고 희망이 됩니다.

 

오늘 이사야서는 빛과 희망을 이렇게 전합니다.

"어둠 속을 걷던 백성이, 큰 빛을 봅니다. 암흑의 땅에 사는 이들에게, 빛이 비칩니다."(이사 9,1)

 

하느님 아버지께서는 어둠 속에 있는 백성에게 끊임없이 부리질을 하십니다.

구약 시대에 수 많은 예언자들을 보내시어 구원의 길로 초대하셨습니다.

구원의 시대가 임박하자 즈카르야에게, 마리아에게, 요셉에게 천사를 보내십니다. 

 

하느님의 수 많은 부리질로 하나의 별이 뜹니다. 

"우리에게 한 아기가 태어났고, 우리에게 한 아들이 주어졌습니다."(이사 9,5)

그의 어깨에 왕권이 놓이고, 그는 평화의 군왕이라 불릴 것입니다. 

 

그러나 놀랍게도 이 아기를 알아보는 표징은 구유입니다. 

가장 크신 분이 가장 작은 모습으로 짐승의 먹이통에 누워 계십니다. 들에 살면서 밤에도 양 떼를 지켜야하는 열악한 처지의 목자들에게 성탄의 첫소식이 전해집니다.

 

어렵고 가난한 이들에게 다가오셔서 그들의 어둠을 깨는 부리질의 모습입니다. 

이렇게 성탄은 어둠 속을 걷는 백성에게 빛이 되고 희망이 됩니다. 

 

성탄은 구원의 시작입니다. 그리고 구원은 줄탁동시의 여정입니다. 

하느님의 끊임없는 부르심과 우리의 성실한 응답으로 구원의 길을 걸어갈 수 있습니다.

 

오늘 티토서는 이렇게 말합니다.

"모든 사람에게 구원을 가져다주는 하느님의 은총이 나타났습니다. 이 은총이 우리를 교육하여, 불경함과 속된 욕망을 버리고 현세에서 신중하고 의롭고 경건하게 살도록 해 줍니다."(티도 2,11~12)

 

성탄을 통하여 빛으로 부르시는 하느님의 초대에 감사드리며

맞갖는 삶의 응답으로 구원의 여정을 힘차게 나아가면 좋겠습니다. 

 

탄생하신 아기 예수님의 은총과 평화가 우리 안에 가득하기를 기원합니다. 

잠시 묵상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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