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1월 30일 새해미사

by 조신형프란치스코 posted Jan 30,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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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미예수님 

 

한 주간 동안 평안하셨습니까?

오늘은 설 명절 미사를 봉헌합니다. 설은 음력으로 새해 첫 날입니다. 새해 인사하겠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옆 사람하고도 새해 인사하겠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새해 첫날 오늘 독서의 말씀으로 축복을 전합니다. "주님께서 그대에게 복을 내리시고 그대를 지켜 주시리라. 주님께서 그대에게 당신 얼굴을 비추시고 그대에게 은혜를 베푸시리라."(민수 6,24-25)

 

사람은 기억하는 존재입니다. 설 명절을 맞아 어릴 때 고향에 갔던 기억이 떠 오릅니다. 여러분들도 명절에 옛 기억들을 떠올리고 추억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제 고향은 강원도이고 저는 충북에서 살았습니다. 명절에는 늘 고향을 다녀오는데, 가장 큰 기억은 멀미였습니다. 그 당시의 버스 여행은 멀미하기에 완벽했습니다.

 

터미널 도착하면 배기가스 냄새로 이미 속이 울렁거립니다. 버스도 낡아서 냄새가 심하고 겨울에는 난방 때문에 후덥지근합니다. 도로는 비포장이고 충주에서 원주 넘어가는 고갯길은 너무 높아서 지그재그로 올라가야 합니다.

 

버스 탈 때 미리 멀미 봉지를 챙겨 둡니다. 버스 탈 때마다 여지없이 멀미를 합니다. 서너번 멀미를 하다보면 고향에 도착하고 나는 녹초가 됩니다. 어릴 때 가장 힘든 기억입니다.

 

이렇게 힘들고 녹초가 되면서도 매년 고향을 찾아갔습니다. 고향은 당연히 가야하는 곳으로 알고 있었으니까요.

 

이제와서 돌이켜보면 고향이 가족의 유대를 강화시켜 주었습니다. 오랜 기간의 만남이 친척을 하나의 가족이 되게 하였습니다. 지금도 카톡방에서 안부를 묻고 애경사에 함께 하며 슬픔과 기쁨을 나누고 있습니다.

 

그리고 명절에 고향에 가면 꼭 연도를 바쳤습니다. 설 명절에는 아침에 떡국을 먹고 세배를 하고 연도를 바쳤습니다. 어른들은 책도 보지 않고 연도를 바치는데, 그 소리가 얼마나 구성지고 리듬감이 있는지 따라하다 보면 자연스레 기도 분위기에 젖어 듭니다.

 

이렇게 명절은 저의 기억을 되살려 고향으로 이끌고 가족과 기도를 만나게 합니다. 미국에서는 명절 분위기가 좀 약하지만, 그래도 옛 기억을 떠올리고 추억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리하여 가족과 세상을 떠난 사랑하는 사람들을 기억 속에서 만나고 기도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새해, 하느님 축복 가득 받으시길 기원합니다. 잠시 묵상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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